역대급의 장례식 예산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이후 57년 만에 치러지는 국장이지만 엄청난 장례 비용에 싸늘한 시선도 있다.
국장과 새 국광의 즉위식을 포함해 최대 9조 원이 소요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예상 금액이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세계 각국 정상들의 대거 참석으로 경호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 장례식은 코로나19 사태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대규모 세금이 투입되는 만금 이번 장례식 이후 영국의 경기 침체 가속화가 뻔하다는 것이다.
열흘 간의 애도 기간과 임시 공휴일인 국장 당일 식당, 상점은 물론 병원 은행까지 문을 닫아
영국의 GDP가 0.2% 가량 하락하고 최대 17조 원의 손실이 생길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방송사의 실수인가? 아니다
이것은 채널A가 외신을 오역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외신에서는 장례식 비용은 900만 달러로 추정했는데, 채널A가 이를 90억 달러로 오해했다는 것이다.
실제 채널A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해당 영상에는 "지적해줬는데 왜 안 고쳐요. 9조가 아니에요",
"방송사 노동자들 실수가 너무 많아요. 좀 더 관리하고 쉬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번 논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됐다.
누리꾼들의 비판대로 채널A는 정말 외신을 오역해 오보를 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당 기사는 오보가 아니다.
오히려 이번 논란은 누리꾼들이 서로 다른 외신 보도를 혼동해 발생한 해프닝에 가깝다.
누리꾼들의 "채널A가 오역한 기사"라고 지목한 것은 호주 매체인 뉴스닷컴이 지난 18일 보도한
"영국 여왕의 장례식 비용은 900만 달러 이상; 웨스트민스터 수도원이 선택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다.
뉴스닷컴은 해당 기사에서 “영국 정부가 비용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열흘간의 장례식 비용은
900만 호주 달러($A)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유튜브 댓글에 오역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은 이를 미국 달러로 오해하는 바람에,
뉴스닷컴의 추정치가 한화로 약 12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스닷컴의 추정치는 900만 호주 달러로, 우
리 돈으로 약 84억원에 해당한다.
이러한 논란이 발생한 이유는 외신들이 저마다 불확실한 근거로 여왕 장례식 비용에 대한 추정치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정된 수치도 수십억 원에서 수조 원으로 제각각이다.
영국의 팩트체크 전문 비영리단체 ‘풀 팩트’(Full Fact)는 지난 16일 인도 이코노믹타임스의 추정치(60억 파운드)에
대해 “장례식과 찰스 왕의 대관식으로 인해 영국 은행들이 이틀간 휴무에 들어간 것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손실을 반영한 수치”라며
“하지만 이는 장례식 및 대관식과 직접 관련된 비용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으며, 최근 왕실 장례식 비용보다
수백 배나 더 많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AJ+의 추정치(900만 달러)에 대해서는 “해당 수치를 입증할 어떤 근거도 찾지 못했다”며 “다만 과거
왕실 장례식의 대략적인 비용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드는 비용은 정확히 얼마일까? 영국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아,
어떤 외신의 추정치가 사실에 가까운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과거 왕실 행사나 국장 등에 쓰인 금액을 통해 이번 여왕 장례식 비용을 대략 추정해볼 수는 있다.
풀 팩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에 약 4만 8000 파운드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 금액을 현재 물가로 환산하면, 2022년 기준 약 100만 파운드(약 16억 원)에 해당한다.
1997년 다이애나비 장례식 비용은 약 400~500만 파운드로 추산되는데, 이는 현재 물가로
약 700~800만 파운드(111~127억원) 정도다.
2002년 엘리자베스 2세의 모후 장례식에는 540만 파운드(현재 약 840만 파운드, 134억 원)의
비용이 들었으며, 2013년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장례식에는 320만 파운드
(현재 약 380만 파운드, 60억원)가 들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의 경우, 기존 왕실 행사에 쓰인 것보다는 더 큰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문제는 영국의 경제 상황이 어느 때보다 안 좋다는 데 있다. 7월 영국 소비자 물가는 10%를 넘어서며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뛰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러온 에너지 위기로 다음 달부터 평균 가계지출은 80%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초 영국 전체 가구 중 30%(1,050만 가구) 소득이 빈곤선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왔다.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막대한 국가 자금이 장례라는 단 하나의 이벤트에 투입된다는 얘기다.
NYT는 국장 비용은 국가가 책임지는 점을 언급하며 “여왕의 장례 비용은 영국 납세자가 부담한다”라고 꼬집었다.
국장이 경기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정부가 장례가 치러지는
19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은행, 증권거래소는 물론, 기업과 상점 등 대다수 시설이 문을 닫는다.
영국 가디언은 “장례식은 국가의 생산성을 급락시킬 수 있다”며
“영국이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컨설팅 기업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새무얼 톰슨 영국 담당 수석연구원은 이번 달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0.2%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왕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이 같은 비용 추산은 ‘무례한’ 행위라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 유명 방송인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에서 NYT 기사를 언급하며 “위대한 여왕에 대해
영국인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기사를 본 영국인들이 잇따라 NYT 구독 취소에 나서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에 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과거와 권한, 업적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엘리자베스 2세는 1952년 2월 6일 26세의 나이로 여왕이 되었다. 2022년 현재 96세로 재위 70주년을 맞기도 했다. 전 세계 지도자 중 가장 최고령이자 가장 오랫동안 재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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